"시장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정부의 완벽한 계획보다는 시장의 불완전한 조정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왜냐하면 시장은 실수를 스스로 교정하지만, 정부는 실수를 법으로 고착화하기 때문이다."
프롤로그: 시간을 넘어선 만남
2025년 늦가을, 서울의 한 재개발 예정 지역. 황혼이 깔린 거리에는 '임대료 동결' '투기꾼 OUT' 같은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멀리서는 철거를 앞둔 건물들이 어둠 속에 침묵하고 있었다.
거리 모퉁이 작은 찻집에서, 한 정책가가 막 일과를 마치고 차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문이 열리며 낡은 코트를 입은 노신사가 들어섰다. 큰 코와 튀어나온 눈, 그리고 약간 돌출된 아랫입술 - 그의 얼굴엔 18세기 스코틀랜드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정책가는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 이 사람이 바로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라는 것을.
제1막: 선한 의도의 역설
첫 번째 질문: 주거 안정이라는 미명
정책가: (일어서며 정중히 인사하고) 스미스 교수님, 영광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보십시오. 당신께서 "우리가 저녁 식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 양조업자, 빵 굽는 사람의 자비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 때문"이라고 하셨죠. 하지만 지금 이 도시의 집주인들과 투기꾼들의 이기심은 우리에게 저녁 식탁이 아니라 노숙자의 텐트를 가져다주고 있습니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누가 이들을 막겠습니까?
애덤 스미스: (찻잔을 내려놓으며, 그 특유의 '형언할 수 없는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아, 그대여. 나는 글래스고 대학에서 강의할 때도 늘 이런 질문을 받았소. 학생들은 항상 눈앞의 고통을 보고 즉각적인 해결책을 원했지요. 하지만 잠시, 내가 찰스 타운젠드 공작에게 자유무역을 설명하다가 가죽 무두질 구덩이에 빠졌던 일화를 들려드리겠소.
(잠시 침묵하며 창밖을 바라보다가)
그날 나는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었소. "만약 정부가 가죽 가격을 통제한다면, 무두질업자들은 더 이상 좋은 가죽을 만들 이유가 없어집니다.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구덩이에 빠졌고, 타운젠드는 크게 웃으며 말했지요. "교수님, 시장이 당신을 구덩이에서 꺼내줄까요, 아니면 제가 손을 내밀어야 할까요?"
(웃으며) 물론 그가 나를 꺼내주었소. 하지만 중요한 건,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내가 길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는 점이오.
오늘날 주택 시장도 마찬가지요. 그대가 보는 것은 시장의 실패가 아니라, 정부가 만든 인위적 제약 때문에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오. 내가 『국부론』 제4권에서 중상주의를 비판할 때 썼던 표현을 기억하시오:
"상업 체계의 본질적 특징은 독점이다. 우리 상인들과 제조업자들은 이 체계의 주요 설계자들이며, 이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정부를 설득한다고 주장하는 규제들은 실제로는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위한 것이다."
두 번째 질문: 핀 공장에서 아파트 단지까지
정책가: 그렇다면 교수님, 당신의 유명한 핀 공장 사례를 기억합니다. 18개 공정으로 분업하여 10명이 하루 48,000개를 생산한다고 하셨죠. 하지만 주택은 핀이 아닙니다. 대량생산할 수도 없고, 토지는 유한합니다. 이런 특수한 재화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습니까?
애덤 스미스: (약간의 신경질적인 경련을 보이며 - 그의 잘 알려진 버릇)
그대는 내 이론의 표면만 보고 있구려! 핀 공장의 본질은 단순한 분업이 아니라 전문화와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오.
오늘날 한국의 건설 기술을 보시오. 1970년대에는 아파트 한 동을 짓는 데 2년이 걸렸지만, 지금은 모듈화 공법으로 6개월이면 충분하지 않소? 싱가포르는 조립식 공법으로 주택 건설 시간을 70% 단축했고, 일본은 세키스이하우스가 하루 만에 집을 짓는 기술을 개발했소.
하지만 한국에서는 무엇이 일어나고 있소? 대출규제,임대주택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인허가규제... 이 모든 것이 현대판 길드 제도요! 내가 『국부론』에서 비판했던 중세 길드가 도제 수를 제한하고 신규 진입을 막았듯이, 오늘날 정부 규제가 주택 공급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오.
세 번째 질문: 투기와 투자, 그 미묘한 경계
정책가: (다소 격앙되어) 하지만 교수님, 전세 제도를 아십니까? 한국 GDP의 50%에 달하는 1,058조 원이 전세 보증금으로 묶여 있습니다. 집주인들은 이 돈으로 또 다른 집을 사고, 가격은 계속 오릅니다. 이것이 과연 생산적 활동입니까?
애덤 스미스: (보이지 않는 동반자와 대화하듯 중얼거리다가 - 그의 어린 시절 버릇)
아, 전세... 참으로 흥미로운 제도요. 내 시대에는 없던 것이지만, 본질을 들여다보면 이는 자본의 창의적 활용이오.
내가 제2권 제3장에서 구분한 것을 기억하시오:
"There is one sort of labour which adds to the value of the subject upon which it is bestowed... The former may be called productive; the latter, unproductive labour." (가치를 더하는 노동이 있고, 그렇지 않은 노동이 있다. 전자는 생산적, 후자는 비생산적 노동이라 부를 수 있다.)
전세금을 받아 새 주택을 건설하거나 기존 주택을 개선한다면 이는 생산적이오. 하지만 단순히 가격 상승만을 노린다면 비생산적이지요. 문제는 정치가 정책 불확실성을 더욱 증가시키는 것이오!
제2막: 보이지 않는 손, 너무나 보이는 정부
네 번째 질문: 독점과 경쟁의 아이러니
정책가: 그렇다면 교수님, 부동산 시장의 독과점은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소수 건설사들이 시장을 지배하고, 토지 소유는 극도로 집중되어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 (갑자기 일어서서 창가로 걸어가며)
그대는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고 있소! 내가 평생 싸워온 것이 무엇인지 아시오? 바로 정부가 만든 독점이었소!
동인도회사를 기억하시오? 정부가 특허장을 주어 만든 독점이었지요. 오늘날 한국의 건설 시장도 마찬가지요. 복잡한 인허가 절차, 막대한 초기 자본 요구, 각종 규제... 이 모든 것이 진입 장벽을 만들어 대기업만 살아남게 만드는 것이오.
내가 『국부론』에서 쓴 구절을 그대로 인용하겠소:
"People of the same trade seldom meet together, even for merriment and diversion, but the conversation ends in a conspiracy against the public, or in some contrivance to raise prices." (같은 업종 사람들이 모이면, 설령 오락이나 기분 전환을 위해서라도, 대화는 항상 대중을 해치는 음모나 가격을 올리는 술책으로 끝난다.)
하지만 뒤에 더 중요한 말이 있소:
"It is impossible indeed to prevent such meetings, by any law... But though the law cannot hinder people of the same trade from sometimes assembling together, it ought to do nothing to facilitate such assemblies; much less to render them necessary." (이런 모임을 법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법이 이런 모임을 촉진하거나, 더욱이 필수적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오늘날 정부의 각종 규제와 인허가 제도가 바로 대기업들의 카르텔을 '필수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오!
다섯 번째 질문: 토지, 그 특별한 상품
정책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교수님, 당신은 지주들을 비판하며 "그들은 씨 뿌리지 않은 곳에서 거두기를 좋아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토지가치세를 지지하신 것도 기억합니다. 오늘날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애덤 스미스: (미소를 지으며 앉으며)
드디어 핵심에 다가왔구려! 그렇소, 나는 토지에 대해 특별한 견해를 가지고 있었소. 제5권 제2장에서 명확히 썼지요:
"Ground rents are a species of revenue which the owner enjoys without any care or attention of his own... Ground rents are, therefore, perhaps a species of revenue which best bear to have a particular tax imposed upon them." (지대는 소유자가 아무런 노력이나 주의 없이 누리는 수익이다... 따라서 지대야말로 특별세를 부과하기에 가장 적합한 수익이다.)
토지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오. 그 가치 상승은 대부분 사회 전체의 발전과 인구 증가에서 오는 것이지, 토지 소유자의 노력 때문이 아니오.
하지만 주의하시오! 내가 말하는 것은 토지 자체의 가치에 대한 과세요, 그 위에 지어진 건물이나 개선사항에 대한 것이 아니오. 건물에 무거운 세금을 매기면 아무도 집을 짓지 않을 것이고, 이는 주택 부족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오.
여섯 번째 질문: 시장의 도덕성
정책가: 그런데 교수님, 당신은 『도덕감정론』도 쓰셨습니다. 시장에도 도덕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전세 사기로 평생 모은 돈을 잃고, 청년들은 영영 집을 살 수 없다는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 (진지한 표정으로)
그대가 내 『도덕감정론』을 언급하니 기쁘구려. 사실 그것이 내 첫 작품이었고, 죽을 때까지 여섯 번이나 개정했소.
시장은 도덕적 토대 위에서만 제대로 작동한다오. 내가 말한 '공정한 관찰자(impartial spectator)'를 기억하시오? 우리는 항상 객관적인 제3자의 눈으로 우리 행동을 평가해야 하오.
하지만 정부 개입이 도덕성을 높이는가? 아니오! 오히려 규제는 편법과 부패를 낳소.
문재인 정부가 25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고 들었소. 그 결과는? 2020년 서울 집값이 몇배 올랐다지요? 이는 내가 곡물법을 비판할 때와 똑같은 현상이오:
"The law, by raising the price of commodities, diminishes the real wealth of the country; and by encouraging the wasteful consumption of corn in years of scarcity, it tends to produce that very distress which it means to relieve." (법은 상품 가격을 올려 국가의 실질적 부를 감소시킨다. 그리고 희소한 시기에 곡물의 낭비적 소비를 조장함으로써, 완화하려던 바로 그 고통을 만들어낸다.)
제3막: 미래를 위한 오래된 지혜
일곱 번째 질문: 그렇다면 대안은?
정책가: (한숨을 쉬며) 교수님의 논리는 이해합니다. 하지만 당장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시장을 기다리라"고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애덤 스미스: (따뜻한 미소로) 물론이오! 나는 냉혈한이 아니오. 내가 평생 소득의 대부분을 자선에 썼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지요. 하지만 자선과 정책은 다르오.
2025년 서울 상황을 보니 더욱 확신하오. 집값이 계속 오르고,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것이 바로 그 증거요! 세금 정책만으론 한계가 명확하오.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소:
첫째, 공급 제약을 즉시 풀어라. 내 시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처럼 말이오. 현재 2025년 민간 분양 물량이 25년 중 최저라고 하지 않소? 강남 등 선호지역의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전면 완화하고,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시오!
둘째, 시장 신호 왜곡을 제거하라. 로또분양을 위한 분양가 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즉각 폐지하시오. 이것들이 불로소득을 조장하고 토지소유자와 개발업자들의 공급 의욕을 꺾는 현대판 '길드 규제'요! 대긴 공급물량의 일부를 로또분양과 임대주택대신 일반분양을 통해 개발이익을 환수하여 서민주택안정기금으로 사용하시오. 개인의 이기심을 인정해야 공급도 늘어나오.
셋째, 건설시장 경쟁을 촉진하라. 기업이든 개인이든 강남에서 개발할 수 있게 진입장벽을 낮추시오. PF 규제를 완화해 자본 조달을 용이하게 하고, 복잡한 각종 의무 비율들을 간소화하시오. 내가 200년 전에 길드를 비판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오!
기억하시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려면 정부가 인위적 장벽부터 치워야 하오!
여덟 번째 질문: 보이지 않는 손의 진정한 의미
정책가: 마지막으로 여쭙겠습니다. '보이지 않는 손'이 정말 존재합니까? 아니면 그저 강자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신화에 불과한 것은 아닙니까?
애덤 스미스: (일어서서 정책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그대여, 내가 '보이지 않는 손'을 『국부론』에서 단 한 번만 언급했다는 것을 아시오? 그것도 제4권 제2장, 상인들이 안전을 위해 국내 투자를 선호하는 맥락에서 말이오.
진짜 의미는 이것이오: 개인의 이기심이 적절한 제도적 틀 안에서 공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그 '제도적 틀'이 핵심이오!
- 재산권 보호
- 계약 이행
- 공정한 경쟁
- 사기와 폭력 방지
이것이 정부의 진정한 역할이오. 가격을 정하고 수량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창밖을 가리키며) 저 재개발 지역을 보시오. 만약 정부가 용적률을 풀고, 인허가를 간소화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한다면? 5년 안에 저곳은 활기찬 주거 지역이 될 것이오. 하지만 계속 규제하고 통제한다면? 10년 후에도 저 플래카드만 바람에 펄럭일 것이오.
제4막 : 위선의 가면무도회
아홉 번째 질문: 개혁가들의 집 주소
정책가: (갑자기 불편해하며) 그런데 교수님, 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진정으로 서민을 위한다고 믿습니다. 그들은 매일 "부동산 불로소득과의 전쟁"을 외치고 있습니다.
애덤 스미스: (그 특유의 신경질적인 경련을 보이며 웃음을 터뜨리고)
오호! 그대는 내가 옥스퍼드에서 본 광경을 떠올리게 하는구려. 교수들이 낮에는 강단에서 청빈을 설교하고, 밤에는 포트와인을 마시며 자신들의 토지 임대료를 계산하고 있었지요!
(주머니에서 낡은 수첩을 꺼내며)
재미있는 통계를 하나 보여드리지요. 내가... 아니, 제가 최근에 조사한 바로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가장 크게 외친 정치인 oo명 중:
- oo명이 2채 이상의 주택 소유
- 평균 부동산 자산 oo억 원
- 그중 7명은 재임 기간 중 추가 부동산 매입
- oo명의 자녀가 20-30대에 이미 자가 주택 소유
(잠시 멈추고)
더 흥미로운 것은, 이들이 만든 정책이오:
- 다주택자 중과세 → 똘똘한 한채, 지방 소멸 촉진
- 대출 규제 강화 → 현금 부자만 혜택
- 분양가 상한제 → 로또 청약과 웃돈 거래
이들은 사다리를 걷어차면서 "계단을 만들겠다"고 외치는 것과 같소!
열 번째 질문: 표를 위한 경제학
정책가: (당황하며) 하지만 그들도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사람들입니다. 국민의 요구에 응답해야 하지 않습니까?
애덤 스미스: (갑자기 진지해지며)
아, 그대는 고대 그리스의 데마고고스(선동정치가)를 아시오? 그들도 민중의 이름으로 권력을 잡았지요.
내 시대에도 비슷한 자들이 있었소. 1720년 남해회사 버블 때를 기억하시오. 정치인들은 "일반 국민도 부자가 될 수 있다"며 주식 투기를 부추겼소. 그러면서 자신들은 미리 팔고 빠져나갔지요.
오늘날도 마찬가지 아니오?
(연극 무대를 보는 듯한 손짓으로)
제1막: "청년들의 고통에 공감합니다!" (본인 소유 강남 아파트 시세 확인 중)
제2막: "다주택자는 투기꾼입니다!" (자녀 명의로 이미 부동산 분산 완료)
제3막: "서민 주거 안정이 최우선입니다!" (재개발 호재 지역에 토지 매입)
막간극: "저는 한 채만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사실. 지방은 팔고 강남 한채만 소유)
최종막: "죄송합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임기 종료 후 기업,기관에서 대정부 로비)
이것이 그대가 말하는 '민주적 응답'이오?
열한 번째 질문: 신성한 분노의 경제학
정책가: (분개하며) 그래도 불평등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정당합니다! 그것마저 부정하시는 겁니까?
애덤 스미스: (차분하지만 날카롭게)
분노? 물론 정당하오! 하지만 그 분노를 누가, 어떻게 이용하는지 보셨소?
내가 『도덕감정론』에서 쓴 구절을 인용하겠소:
"The man whose whole life is spent in performing a few simple operations has no occasion to exert his understanding... He naturally loses, therefore, the habit of such exertion, and generally becomes as stupid and ignorant as it is possible for a human creature to become."
복잡한 경제 문제를 단순한 선악 구도로 만들면, 국민은 생각할 기회를 잃소. 그리고 정치인들은 이를 이용하지요:
"여러분이 집을 못 사는 이유는 ○○ 때문입니다!"
- 2002년: "투기꾼들 때문"
- 2007년: "강남 부자들 때문"
- 2012년: "전세 대란 때문"
- 2017년: "박근혜 정부 때문"
- 2022년: "문재인 정부 때문"
- 2025년: "아마도 또 누군가 때문"
(씁쓸하게 웃으며)
매번 적을 바꿔가며 분노를 동원하지만, 정작 시스템은 그대로요. 왜? 그 시스템의 최대 수혜자가 바로 권력을 바라보는 그들이기 때문이오!
열두 번째 질문: 부동산 공화국의 역설
정책가: 그럼 교수님, 한 가지 더 여쭙겠습니다. 왜 정치인들은 진짜 해결책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않을까요?
애덤 스미스: (보이지 않는 동반자와 대화하듯 중얼거리다가)
"부동산 민주주의"라는 말을 들어보셨소? 한국에서는 유권자의 60%가 주택 소유자라지요?
정치인들은 이들의 분노를 이용하지요 :
- 집값이 오르면 → 무주택자가 분노
- 집값이 내리면 → 유주택자가 분노
- 그래서 선택한 해법? → "분노를 달래 주는 정치"
"분노의 정치"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무언가 하는 척하기에 완벽한 단어요!
(갑자기 큰 소리로 웃으며)
더 재미있는 건 이들의 언어 유희요!
- "실수요자" → 돈 좀 있는 사람
- "단기 투기 세력" → 우리보다 늦게 산 사람
- "엄정한 대처" → 보도자료 발표
- "시장 안정화" → 선거 때까지 버티기
- "서민 주거" → 표가 많은 곳
- "공공의 이익" → 우리 지역구 개발
에필로그: 새벽의 깨달음
대화는 밤새 이어졌다. 커피잔이 여러 번 비었다 채워졌고, 창밖으로는 새벽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정책가: (지친 듯하지만 눈빛은 맑아진 채로) 교수님, 감사합니다. 이제 이해합니다. 우리가 해결하려던 문제가 사실은 우리가 만든 해결책 때문에 생긴 것이었군요.
애덤 스미스: (일어서며) 내 친구 데이비드 흄이 늘 말했소. "이성은 정념의 노예다"라고. 하지만 나는 덧붙이고 싶소. "정책은 원리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모자를 쓰며) 그리고 기억하시오. 내가 『국부론』 마지막에 쓴 말을:
"The uniform, constant, and uninterrupted effort of every man to better his condition... is frequently powerful enough to maintain the natural progress of things toward improvement, in spite both of the extravagance of government, and of the greatest errors of administration." (모든 사람이 자신의 처지를 개선하려는 한결같고 지속적이며 끊임없는 노력은... 정부의 낭비와 행정의 중대한 실수에도 불구하고, 종종 사물의 자연스러운 개선 과정을 유지할 만큼 충분히 강력하다.)
인간의 창의성과 기업가 정신을 믿으시오. 그것이 진정한 '보이지 않는 손'이오.
스미스는 문을 열고 나갔다. 정책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책상 위에 남겨진 메모를 발견했다. 거기에는 18세기 스타일의 필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진정한 부는 금고의 금화가 아니라 거리의 활기, 진정한 번영은 가격표의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기회, 진정한 정의는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경쟁의 공정함에 있다. - A.S."
정책가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아침 햇살 속에서 철거 예정 건물들도 새로운 가능성으로 빛나 보였다. 그는 서류 가방에서 '제26차 부동산 안정 대책' 초안을 꺼내어,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찢어버렸다.
'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니체와 마르크스, 강남 아파트를 논하다: 욕망과 계급이 충돌하는 현장에서 (3) | 2025.09.24 |
|---|---|
| 순자와 현대 부모의 대화: 인공지능 시대, 자녀교육의 지혜 (3) | 2025.09.24 |
| 추수 감사절의 기원 (2) | 2025.09.23 |
| 니체와 가난한 자의 대화: 고통, 평등, 그리고 초인에 대하여 (1) | 2025.09.23 |
| “강남에 산다는 것: 반포 실제 거주자의 하루” (1) | 2025.09.21 |